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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랑하는 사이, 삼풍백화점을 모티브로한 드라마


JTBC에서 12월 11부로 첫 방영된 드라마가 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이다. 지난주말 일요일에는 런닝맨에 강한나씨가 출연했었다. 꽤 반응이 좋았었는지 어제 하루종일 다음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다. 알고보니 '지금 사랑하는 사이'의 주연배우였다. 홍보차 예능에 출연한 것이다.

새벽시간에 실시간 검색어를 찾아보다가 이 드라마의 제목이 1위에 올라와 있는 것을 검색해보곤 그냥 사랑하는 사이 공식사이트에 접속해서 프로그램 정보도 보고, 등장인물 소개도 읽고, 제작발표회 기사도 읽어보았다.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드라마 라고 한다. 붕괴사고 라는 키워드를 듣고 나는 곧바로 '삼풍백화점'을 떠올렸다.

내가 좋아하는 정이현 작가의 단편 삼풍백화점도 생각을 스친다.

내가 정이현 작가의 삼풍백화점을 좋아하는 이유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이현의 삼풍백화점은 삼풍백화점에 있었던 평범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언론에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각분야의 기사를 쓸 때 스탠스를 맞춘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혹은 이미 벌어진 사건의 사후의미가 무엇인지 모색하는 것이다. 삼풍백화점을 두고는 그랬다. 사치와 향락에 물든 인간을 징벌하는 하늘의 뜻이라고. 소설 삼풍백화점에 나오는 표현을 머릿속에서 기억하는 대로 가져온 것이다.

근데 과연 그랬을까. 삼풍백화점에서 일하다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죽음의 단죄를 받아야만 했나. 백화점에서 하루종일 앉지도 못한채로 적은 시급을 모아서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던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들을 두고 사치와 향락에 물든 인간이라 평해야만 했나. 그런식으로 떠나버린 사람들을 욕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소설 삼풍백화점에서 말하는 이야기이다.

소설 삼풍백화점이 사고전과 사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면, 이 드라마는 사고 이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다. 어떤식으로 주인공들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극본을 쓰는 작가와 PD의 역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피디는 삼풍백화점,성수대교붕괴,세월호 사고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그 모티브라는 것이 단지 이 드라마를 만드는 조그마한 단초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도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아픔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가 하는 이야기들이 어떤식으로든 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혹은 어떤식으로든 상처를 극복하는 작은 힌트라도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이 드라마가 진부한 멜로물로 끝나질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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