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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삶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에 불행한 삶이었다면, 현재의 삶의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무엇을 택하는 것이 최선인지 모르는 상태라고 보아진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한 문장으로 하면 '행복해지고 싶다면 삶을 단순화하자.'라고 볼 수 있다. 삶을 이루고 있는 많은 요소들 중에서도 '주'에서 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생활공간 속에서 불필요한 것들, 과거에는 유용했으나 이제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들, 앞으로 언젠가 쓰일지 모른다는 막연한 가정때문에 방치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필자는 과감히 버리라고 말한다. 21세기에 발명된 여러 디바이스의 수혜자가 된 덕택에 이제는 소유의 의미를 꼭 실존에서 찾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예전에는 인화해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사진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는 클라우드에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볼 수 있게 되었고, 그 외의 여러 요소들도 디지털 디바이스 속으로 자취를 감춘 채 필요할 때만 로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 사람이다. 미니멀리즘이라는 하나의 삶의 경향이 유행하게 된 연원을 세가지에서 찾고 있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우리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1.필요이상으로 넘쳐나는 물건 2.물건을 갖지 않고도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 이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공감했을 내용이었지만 세번째 이유는 좀 충격적이다. 필자는 세번째 이유로 2011년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을 언급하고 있다. 일본은 지리학적 특성으로 인해 유사이래 끝없이 자연재해에 시달리는 나라이다. 그저 한번의 사소한 자연재해로 인해 삶을 다바쳐 쌓아올렸던 것들이 힘없이 무너지곤 했을 것이다. 그 이야기는 과거의 어버이로부터, 그리고 직접 겪은 나로부터 나의 자손으로 끝없이 전승된다. 일본특유의 음울하고 괴기스러운 정서인 '원'은 거기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만 보아도 그렇다. 한국영화의 '한'을 가진 귀신들이 살아있는 사람들의 꿈이나 현실에 나타나 자신의 원통함을 풀어달라고 애원하는 쪽이라면, 일본의 귀신은 '원'을 가진 존재이다. '원'의 공간에 우연히 발을 딛은 불특정 다수에게 저주를 퍼붓는 식이다. 어쨌거나 일본의 미니멀리즘이 삶에 대한 근원적 허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조금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야기가 많이 샜는데, 이 책은 절대 구입해서 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나는 빌려서 보았다) 첫 번째로는 이 책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이 책에서 말하는 '미니멀리즘'의 취지에 벗어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굳이 이 책의 내용을 샅샅이 읽어서 내면화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생각을 하면 충분히 실천할 수 있을 만큼 그닥 별다를 것 없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두 번 볼 정도의 가치가 없다. 

물건의 활용성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 당장 쓰지 않는 물건이라면 버리는 것을 고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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